외국계 기업/장단점 | 생생한 이야기

내가 경험한 최고의 직장 상사 / 리더

직장 동료 2021. 3. 6. 00:11

*본 글은 100% 개인의 경험에 근거하기 때문에,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?에 대한 정답이 아님을 밝혀둡니다.

 

 

내가 대학생 때의 일이다. 당시 MBA가 유행하던 시절이라, 속칭 미국의 명문 MBA에 가게 된 선배가 특강을 하는 자리가 있어 참석하게 되었다. 그 자리에서 Why MBA?를 설명하던 선배가 본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MBA를 가게 된 이유를 말했는데 그 이유가 학생인 그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으나, 직장인이 된 지금은 너무나 이해가 된다. 선배가 퇴사하고 MBA에 간 계기는 이랬다.

"제가 존경하던 상사 분이 계셨는데, 그 분이 중요한 임원 진급에서 탈락하시고,
반대로 닮고싶지 않은 상사가 그 자리를 꿰차는 것을 보고 퇴사를 결심했다"

 

학생인 당시에는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회사를 고작 그 이유 때문에 그만둔다고? 라고 생각했지만, 직장인이 되어보니, 퇴사의 십중팔구는 직장 내 사람과 문화 때문이었다. 역으로 회사와 팀을 바꾸지 않게 하는 이유도 동시에 문화와 사람이었다. 아무리 일이 어렵고, 회사가 별로여도 사람 때문에 또 참고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많고, 반대로 너무나 잘 나가는 회사임에도 사람이 별로여서 나오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, 사람, 특히 팀의 리더의 역할은 어마무시하다고 할 수 있겠다.

 

 

그렇다면 좋은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?

정답이야 없겠지만, 나와 같은 직장 주니어들의 입장에서 볼 때, 좋은 리더는 2가지의 조건을 가지는 것 같다.

 

1. 실력

2. 후배의 성장을 바라는 진심

 

 

오래 전에 유행했던 "호사분면"이다. 싸가지와 실력의 축으로 2x2 메트릭스로 직장 상사를 분류했는데, 개인적으로는 참 인사이트 있는 메트릭스라고 생각한다.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고의 상사도 "호인"의 분류에 가까운데, 일을 잘하면서 동시에 후배의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는 상사가 최고의 상사라고 생각한다. 

 

최고의 상사 조건 2가지

(1) 일을 잘한다

일을 잘 한다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인데, 반대를 생각해보면 쉽다. 주니어들은 시니어들에게 업무적인 조언을 구하거나, 어려움이 생겼을 때 해결에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. 그런데 리더가 그런 역량이 되지 않는다면? 리더가 내가 일을 하는 것 보다 더 못한다면? 이는 아무리 상사가 친절해도 "호구"에 그칠 수 밖에 없다. 그래서 상사는 일을 잘 해야만 존경받을 수 있다. 단언컨대, 존경받는 리더 중에 일을 못하는 리더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 자신한다.

 

(2) 후배의 성장과 행복을 진심으로 바란다

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, 리더들의 스타일 또한 다양할 것이다. 누군가는 속칭 츤데레일수 있고, 누군가는 친절할 수 있고, 또 누군가는 퉁명할 수 있다. 그런데 확실한건 그 진심은 어떻게든 전달된다는 것이다. 겉으로는 좋은 말을 해주지만 진심이 없는 사람, 반대로 아픈 말이지만 진심으로 후배의 발전을 위해 어렵지만 그 말을 하는 사람. 주니어는 내 선배가 나에게 하는 말이 '진짜 나를 위해 하는 말인지' 분별 할 수 있다. 이 사람이 나에게 혼을 내는 이유가 나에게 정신 차리라고 하는 의도인지, 혹은 자신의 화풀이를 하는 것인지 정도는 다 안다는 이야기다. 그래서 결국에는 진심이 좋은 상사와 그렇지 않은 상사를 나눈다고 생각한다.

 

Susan Nash: Flawless Facilitation의 저자

 

회사에서 facilitation을 잘 하는 사람들을 길러내기 위해, Flawless Facilitation이라는 책을 쓰신 Susan Nash라는 분에게 몇 달간 매 주 발표에 관한 워크샵을 들은적이 있다. 피드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세션이었는데, 듣다보니 좋은 피드백과 그렇지 않은 피드백은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불쑥 질문을 드렸는데 Susan께서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하셨다: "It's all about intention!" 

 

결국 의도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좋은 피드백이 될 수 있고, 나쁜 피드백이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. 진심으로 그 사람의 발전을 위해 주는 피드백은 그 사람의 성장에 좋게 쓰여질 수 있다는 말씀이었는데, 개인적으로 깨달음이 있는 말이었다. 한 사람의 피드백에도 진심을 느끼는 것이 인간일진대, 같이 생활하면서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보여지는 회사 생활에서는 어떨까? 결국엔 진심이다. 후배의 행복과 발전을 위하는 그 선배의 진심. 그 따스한 진심을 후배들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이다. 나도, 나중에 선배가 되었을 때 진심으로 후배의 발전을 위하는 실력있는 선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, 지금 주니어때의 그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이 글을 남긴다.

 

보다 구체적으로 실제 직장에서 만난 최고의 상사/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겨두었습니다. 
리더분이 회식자리에서 어떻게 행동하셔서 감동을 받았는지, 내가 과제를 잘 못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셨는지, 보다 생생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:)
 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xj4E8Y-xo-w